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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12-06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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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회 2008년 11월 - 인니판 바보온달이 만든 열정의 갤러리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4,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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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판 바보온달이 만든 열정의 갤러리
                            Roemah Djawa
          정 선 주 (JIKS 국어과교사)  (2006년-2008년 근무)


대수롭지 않은 것의 힘
남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일에도 신명을 바쳐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성실이란 단어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매사에 진지하게 일하는 사람들이다.
기회는 그런 사람들에게 열린다.
삶이란 결국 '자신이 무엇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대부분 결정된다.
가치 있는 것을 마음에 품은
사람의 주변에는 항상 사람들이 많다.
- 공병호의《공병호의 초콜릿》중에서 -

안녕하세요? 386 세대라고 하는 4-50대의 교민분께 여쭈어 보겠습니다. 어린 시절 아름다운 꿈이 있었습니까? 그리고 그 어릴 적 꿈과 현재 꿈은 어떻게 차이가 납니까? 어린 시절 꿈을 이루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였습니까? 목표를 위해 열심히 공부한 학창시절, 직업을 가지기 위해서 노력을 하였고 그리고 결혼을 하여 자녀를 양육하면서 어느새 흰머리 때문에 염색을 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이런 대부분의 사람이 가진 비슷한 삶의 여정과는 달리 보통 사람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에 일생을 바치는 사람도 있습니다.
흔히들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우리인생이 화살처럼 빨리 간다고 옛 시인들은 노래했지만 그 빨리 가는 시간의 바퀴 속에서 자기 방식대로 최선을 다한 사람이 만든 거대한 실체가 있습니다. 이 세상에는 그런 사람의 성공 이야기가 많지만 그 중 하나로 Roemah Djawa라는 곳을 꼽고 싶습니다. 이곳 또한 처음 이것을 만든 Lek와 Santoso 부부의 꿈의 산물입니다. 마라톤을 뛰 듯이 여유를 가지고 자기가 목표하고 있는 트랙을 향해 조용히 꾸준히 노력하여 빚어낸 이 성과들을 보면 다시금 평범한 교훈을 얻습니다. 노력하라. 서두르지도 말고 쉬지도 말고.....
Roemah Djawa Museum은 한번 정도 가볼 만한 곳이라고 동료에게 추천을 받은 지 2년이 넘었습니다. 보통 자카르타에 있으면 '언젠가는 한번 가보겠지........' 하는 생각이 오히려 지금까지 가보지 못하게 한 나태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마침 사공경 선생님께서 주관하시는 문화 탐방 프로그램에 합류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쁜 마음으로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일러 주신 대로 먼저 보나비스타 아파트를 찾아 갔습니다. 조금 헤맬 생각을 하고 아파트 근처에 차를 주차하고 Roemah Djawa를 물으니 친절한 주민들이 서로 가르쳐 주어서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가 있었습니다.
Roemah Djawa 첫 인상은 인도네시아 고유 건축 양식에서 많이 보던 JOGLO 양식이었습니다. 우리가 차를 타고 갈 때 눈에 들어오는 지붕이 솟을 대문처럼 높은 건물이 JOGLO 양식이라면 조금 이해가 쉬울 듯합니다. Roemah Djawa를 방문하게 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이러한 양식은 중부 Java에서 왔고 아주 높은 다락은 Mount Semeru(전통적인 자바인의 신념에서 우주의 중심부를 상징, 힌두교에서 세상의 중심이라는 말하는 산)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이곳은 150년이 된 집 3채로 만든 건축물로 여기에 있는 소장품들을 잘 보존하기 위해서 Kudus와 Jepara 지역에서 옮겨 온 것이라고 합니다. 전통적으로 정원이 딸린 자바의 왕족의 집 양식이라고 합니다.
Roemah Djawa는 세 개의 부속 건물이 하나로 결합하여 인도네시아 전 지역에서 수집한 예술품의 전시장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설명서에 의하면 처음 우리가 들어가는 입구에서 만나는 건물이 'Pendopo'이라고 합니다. 주로 Guest house로 사용되는 곳이고 집안에서 은은한 가물란 음악이 나오기 때문에 다른 말로 'House of gamelan'이라고 합니다. 한국의 응접실 정도에 해당하는 이 넓은 홀에는 많은 소장품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집 주인Santoso씨가 전통 복장을 하고 문화 탐방 회원들에게 영어로 설명을 하고 다른 회원분께서 통역을 하였습니다.
낯선 문화에 호기심을 가진 이방인들에게 앎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서 지역색에 맞게 복장을 한 Roemah Djawa의 직원들이 각 지역의 독특한 옷맵시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Santoso씨가 안내하는대로 전시관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Lek과 Santoso 부부는 지난 20년에 걸쳐서 West Papua, Kalimantan, Nias, Alor, Solor 등의 오지를 탐험하고 이 탐험기간에 이런 예술품을 수집하였다고 합니다. 인도네시아 각 섬에서 수집해 온 많은 수집물들은 개인 소장품이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어마어마해서 관람하는 동안에 회원 모두들 감탄을 했습니다. 예를들면 자바원인이 발견된 솔로강 가에서 발견된 구석기시대의 유물들도 있었습니다. 국립박물관인 National Museum에 비해서 훨씬 더 섬세하고 다양한 종류의 골동품들을 정성껏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느껴지는 단어는 "열정"이란 단어였습니다. 각 물건이 가진 고유의 특성별로 방을 분류하여 놓다 보니 방의 숫자도 세분화 되어 있어서 집안의 방으로 통하는 길이 미로와 같았습니다. 화장실에 갔던 한 회원이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를 않았는데 나중에 하는 말이 방이 너무나 많아서 어디로 왔는지 집 안에서 길을 잃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크게는 세 구역으로 나누고 작게는 14개의 방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 집은 'Pringgita' 라고 하는데 여기서 Ringgit란 의미는 'Wayang'을 의미하며 전통적으로 와양 그림자 인형극을 상연하기 위해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수 만년에서 수백 년까지의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라고 하지만 반들반들하게 잘 닦인 상태였습니다. 바틱 위에 자연스럽게 펼쳐진 책자는 모두 이 Roemah Djawa 를 소개하는 잡지나 신문들입니다. 모두 영어로 번역하여 외국인들이 읽기에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좋은 갤러리를 갖추고 이에 못지않은 홍보를 인도네시아 전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 집은'Ndalem'이라고 하는데 이곳은 생활공간으로 집의 마지막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마치 옛날 왕실의 왕궁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규모가 대단하고 사치스러웠습니다. 그 공간에서 국제학교 전직 교사였던 아름다운 금발의 백인인 Santoso씨의 부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부부는 옛날 왕의 침대에서 잠을 자고 왕족이 사용한 장식품을 사용합니다. 그의 부인은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지 온갖 장신구들이 수 백 가지씩 걸려 있었습니다. 그녀의 장신구들은 관람객을 위한 전시용으로 사용하고 동시에 그녀의 외출용으로도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녀야말로 구중궁궐에 사는 어여쁜 왕비와 같았습니다.
이쯤에서 보니 옛날 우리 설화 바보온달 이야기가 연상이 됩니다. 원주민의 전통복장에 인도네시아의 피부색을 한 Santoso는 온달 장군으로 보이고 집안의 깊은 곳에 위치한 호화로운 궁궐에서 온달 장군의 호위와 사랑을 받고 살고 있는 그녀는 평강공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인도네시아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이방인인 그녀보다 Santoso 일 것이고 이 Santoso씨의 수집과 탐험에 대한 노력을 더 크게 쓸 수 있게 밀어 주고 미국인이라는 장점을 발휘하여 영어로 번역하고 홍보하며 같이 수집을 나섰던 부인이야말로 한 남자의 열정에 날개를 달아 주어서 온달장군으로 만든 현대판 평강공주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국적을 떠나서 서로 역할을 충실히 하며 서로를 키워 가는 금슬 좋은 부부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Roemah Djawa 탐방의 마지막 코스는 인도네시아 전통식사 정식코스였습니다.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미지의 섬인 이리얀자야의 아스맛 부족의 유물들이 꽉찬 방에서 음식을 코스로 먹는 순서였습니다. Santoso씨는 이리안자야에서 오래 살았고 그곳에서 부인을 만났다고 합니다. 예전에 아스맛 부족은 식인종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벽에는 머리를 쪼개어 뇌수를 잘 흘러내리게 하는 도구도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방패를 비롯한 아스맛 예술품이 있는 방에서 Santoso씨가 직접 만든 정성이 가득 담긴 음식이라 입맛이 좀 익숙하지 않아도 회원들은 맛있게 먹었습니다. 음식을 먹으면서 오늘 하루의 소감을 돌아가면서 서로 발표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너무나 진지하게 진행되어서 수저소리조차 내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늘 문화 탐방에 참가하는 동료 중 한 분이 이 문화탐방을 "어른들의 수학여행"이라고 규정지었는데 그 말에 공감이 갑니다. 인도네시아에 살면서 이곳에 뛰어 들어 체험하고 배우고 싶어 하는 회원들의 열정, 150 차례 이상을 오직 봉사정신과 사명감으로 문화탐방을 이끌어 가시는 사공경 선생님의 열정, 그리고 오늘의 이 Roemah Djawa를 만든 주인Santoso 부부의 열정이 뜨거운 열기로 다가오는 그런 오후였습니다. 열정이 있는 아름다운 삶, 나이가 많아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우기고 아직 내 가슴 속에는 15살 소녀가 살아 있다고 재잘대는 어느 광고의 멘트처럼 열정이 있는 삶 속에 녹아 있다 나온 그런 하루였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 열정을 문화사업으로 연결시켜 문화를 활성화하여 Santoso가 원하는 그 무엇엔가 가까이 가려는 지혜, 그것 또한 배워야 할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도네시아를 바르게 알리기 위해 애쓰는 그는 진정한 애국자입니다. 그는 주된 고객은 거의 외국인입니다. 수출로만 해야 애국이 아니고 이렇게 문화로 애국을 하는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그는 아주 콧대가 높은 수출업자입니다. Roemah Djawa라는 개인의 소장품을 관람시켜 주고 안내해 주며 마지막 코스에 전통 음식으로 오찬을 하는 시간을 갖게 하고 박물관 탐방비와 식사값(RP325,000)을 받습니다. 그것도 개인은 탐방이 허락되지 않고 15인 이상의 단체팀에게만 개방하며 이런 모든 절차는 비서를 통해서만 진행됩니다. 국립박물관 입장료(RP1,500)와 비교한다는 것이 모순이지만 그는 비싼 관람료를 받으며 인도네시아의 문화상품을 자신만만하게 알리고 있었습니다.
그가 살아가는 방식이 녹녹하게 배인 Roemah Djawa 갤러리를 나오면서 다시 한 번 가치가 있으나 남들은 깨닫지 못하고 사소하게 생각하는 것에 애정을 가지고 꾸준히 공을 들여야 한다는 교훈을 새겨 보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은 독자 여러분! 여러분도 그렇게 앞으로 삶에서 남은 시간만큼 본인이 좋아 하는 것, 또한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것에 사명감을 가지고
 열정을 바친다면 자기분야에서 독보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렵다고요? 저기 저 Roemah Djawa 의 부부가 그 말의 산증인 아닐까요?

주소: Jl. Lebak Bulus Raya I No.85 Z, Lebak Bulus, Cilandak, Jakarta Selatan
전화: (021) 7591-3558, Lek Santoso 0817-930-5745, Rudy 0818-15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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