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인터넷 공모전 시상식 및 시낭송회’ 참가 후기
손희정(일반부 최우수상 수상자)
너무 익숙해진 탓일까, 이곳이 인도네시아라는 사실을 가끔 잊곤 한다. 열정보다는 습관처럼 생활하고 있는 나의 태도 때문일 수도 있으리라. 이런 나에게 열대의, 멋스럽고 고즈넉한 인도네시아를 맘껏 느끼게 만든 신선한 행사가 하나 있었다.
지난 10월 24일에 있었던 ‘제 2회 인터넷 공모전 시상식 및 시낭송회’가 바로 그것이다. 이 행사는 ‘한,인니 문화연구원’의 주관으로 열렸는데, 인터넷 공모전의 주제가 ‘인도네시아 이야기’ 였던 만큼 그것에 꼭 어울리는 자리였다.
인도네시아 전통 악기 앙끌룽의 단아한 연주가, 떨림으로 참가한 수상자들과 축하객의 들뜬 분위기의 배경이 되어주었다. 고풍스런 바띡 문양으로 장식된 행사장이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입고 온 바띡과 섬세한 조화를 이루었다.
무엇보다도 시상식에 앞서 있었던 ‘바띡 실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자칫 분주할 수도 있는 행사장의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어주었다고 해야 옳다. 나만의 바띡을 만들면서 느낀 재미도 긴장감을 풀어주는 데 한 몫을 했다.
홍혜선 재인니한국 대사부인의 축사로 시작된 수상식에서는 수상자들의 진솔한 수상소감이 축하객들의 미소를 자아냈다. 그리고 이어진 시낭송회는 몇몇 작가님들과 초청 명사들의 순서였다. 참으로 독특했던 것은 시낭송과 멋들어지게 어울리는 앙끌룽의 연주였다. 인도네시아 전통 악기의 연주가 이토록이나 시낭송의 배경음악으로 안성맞춤일 줄이야. 오랜 연륜이 배어있는 듯한 음색이 시의 깊이를 더해주었다. 그리고 언제 보아도 소녀 같은 인상의 사공경 한,인니 문화연구원장님과 카리스마 넘치는 박정자 시인님의 시낭송이 맛깔스러웠다.
짧지도 너무 길지도 않았던 이 행사에 모두들 한 목소리를 낸다. 새로운 계기가 되었다고, 신선한 경험이었다고 말한다. 물론 나에게도 그렇다. 그리고 하나 덧붙이고 싶다. 온전히 인도네시아를 느껴본 행사였다고 말하고 싶다. 눈길 한번 줘 본 적 없는 바띡의 멋스러움을 마음껏 맛보았고, 옛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듯한 앙끌룽의 연주에 젖어도 보았다. 인터넷 공모전 수상자라는 명목은 어느새 잊고서, 인도네시아를 만끽한 날이었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었고 더욱이 친구들과도 함께 할 수 있어서 참으로 행복했다.
올해로 제 2회에 접어든 ‘인도네시아 이야기 인터넷 공모전’과 ‘수상식 및 시낭송회’ 행사에 여러모로 많은 분들의 노고가 있은 줄 안다. 드러나지 않는 이 분들의 수고가 백 여명이 넘는 사람들의 가슴에 아름다운 추억 하나 새긴 것이리라. 눈에 선한 바띡의 문양들과 귀에 울리는 앙끌룽의 연주소리로 인해 앞으로도 한동안은 꿈을 꾸는 것 같으리라. 여운으로 남을 때까지 맘껏 취해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