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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10-2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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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인도네시아 이야기 인터넷 공모전 학생부 우수상, 당신의 별은 어느 것인가? - 김덕우(AIS 10)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5,420  
  게시글 주소 : http://www.ikcs.kr/ik/bbs/board.php?bo_table=B19& wr_id=17



우 수 상

당신의 별은 어느 것인가?

김덕우(AIS 10)

반짝 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 서쪽 하늘에서도.. 동쪽하늘에서도...

별은 사람들과 많이 비유되곤 한다. 탄생하고 늙어가고 환하게 빛나지만 결국엔 최후를 맞이하는 별의 일생이 사람과 비슷해서일까? 때로는 한 명 한 명의 사람으로도 묘사가 되고 때로는 큰 믿음의 의미를 가지기도 하는 우리 삶에서의 별. 난 인도네시아가 가지고 있는 별들을 지난번 문화탐방에서 보고 돌아왔다. 인도네시아가 믿음으로 바라보는 별이 있는 곳과 인도네시아를 지켜오던 별들이 숨 쉬던 곳들을 내가 다녀온 것이다.

이번 문화탐방에서 처음으로 간 곳은 동남 최대의 이슬람사원인 ‘The Mesjid Istiqial’ 이었다. 엄청난 규모에 놀랐고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는 이슬람교도들 특유의 믿음에 다시 한 번 놀랐었다. 넓은 1층에 수백 명이 모여서 기도드리는 모습을 보자 종교의 힘은 엄청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약 2만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는 이 사원의 특이한 점은 벽면이 스테인리스 조각으로 만든 격자무늬로 되어있다는 것인데 이 격자 구조가 햇빛을 막고 통풍을 잘 되게 한다고 하여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이슬람 사원도 모두 격자구조를 사용한다고 한다. 제일 놀라웠던 부분은 사원 밖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이슬람 사원 앞에 위치한 가톨릭 대성당. 100년 된 대성당과 동남아 최대의 이슬람 사원이 마주보고 서있다니 재미있지 않은가? 기독교와 이슬람, 섞이지 않을 것만 같은 이 두 종교의 사원이 좁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는 걸 보면 아이러니하기 짝이 없으면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비록 지금은 대립의 각을 세우고 있는 두 종교지만 어떤 이들은 이슬람사원 꼭대기의 별을 보면서 그리고 어떤 이는 대성당 꼭대기의 별을 보면서 믿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두 건물은 인도네시아가 종교의 자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결국엔 두 종교 모두 별 하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서로 다른 별을 본다는 이유로 대립하고 있는 사실이 안타까워지는 순간이었다. 재미있는 사실을 한 가지 더 얘기하자면, 이 동남아 최대의 이슬람 사원을 디자인한 건축가는 크리스천이었다고 한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두 종교의 만남이 아닐 수가 없다.

다음 목적지는 국립박물관이었다. 박물관에 도착하기 전까지 난 국립박물관에 있는 많은 유물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했었지만 한국인 가이드 선생님께서 해주시는 설명이 있었기 때문에 너무나도 알아듣기 쉬웠고 유물 하나하나의 깊은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국립박물관은 인도네시아 전국의 서로 다른 문화를 보여주었다. 워낙 넓고 인종이 다양한 나라인 만큼 다양한 문화가 있었다. 사실 나는 한 나라 안에서 그렇게 많은 문화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어려서부터 한민족이 살고 있고 한 가지 문화가 있는 우리나라를 정석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나에게는 국립박물관에서 본 유물들이 알려주는 사실이 조금 혼란스럽기도 했고 한편으론 부럽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은 시대별로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큰 차이는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한 나라 안에서도 마치 다른 나라의 유물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문화적으로 복 받은 나라인가? 나는 국립박물관에서 인도네시아라는 별을 빛나게 해주던 소박하기도 하고 찬란하기도 한 빛들을 보았다. 비록 모든 유물들을 보진 못했지만 세상이 넓고 한 나라나라마다 나라를 빛내주는 소중한 유산이란 이름의 빛이 있다는 것을 깊게 느끼면서 국립박물관을 떠났다.

우리가 다음으로 찾은 곳은 인도네시아가 독립을 하려고 사력을 다하던 1940년대의 격전의 세월을 담은 조앙박물관, 독립선언서 기초박물관이었다. 이곳에서부터는 정말 만나보고 싶던 김문환 선생님께서 동행하시면서 설명을 해주셨다. 이런 곳은 우리나라에도 많았고 그때 당시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가 일본에게 식민통치를 당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공감할 수 있었고 일종의 동병상련도 느낄 수 있었다. 여기저기 걸려있는 독립전쟁의 한 부분 부분들을 그린 그림들이 걸려있었다. 산속에서 병사들을 지휘하는 수드리만 장군, 무엇인가를 논의하는 수카르노와 청년들. 수많은 인도네시아의 젊은 희망들이 스러지고 일어나던 곳이었다는 점에서 무엇인가 뭉클함을 느꼈다. 60여 년 전, 그곳에는 수카르노가 있었고 하타가 있었으며 수많은 인도네시아의 유능한 엘리트의 청년들이 일하고 있었다. 그곳에 70여 년이 흐른 지금 내가 서있다고 생각을 하니 머릿속이 짜릿했다. 눈이 시린 듯한 느낌, 내가 밟고 있던 그 건물의 바닥도 내가 숨 쉬고 있던 건물도 그리고 내가 들어섰던 문으로도 수많은 인도네시아의 젊은 투사들이 지나갔다고 생각해보라.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희열이 느껴졌다. 우리나라의 독립투사들이 느꼈을 급박함과 초조함 그리고 독립에 대한 열정과 어렴풋이 생겼을 작은 희망 그리고 작은 설렘까지도 똑같았을 인도네시아 독립투사들의 혼이 서린 그곳에 내가 서 있었다.

끝으로 천문박물관에 대해서 말을 해보고 싶다. 사실 이번 문화탐방에서 천문박물관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그다지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곳에서 설명해준 별에 관한 내용은 이미 알고 있던 기본적인 별자리에 관한 것이었으며 사실 인도네시아 말이었던 터라 알아듣기도 힘들었었다. 하지만 천문박물관에서의 30분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저 눈에 보이는 별들 말고도 저 우주 어딘가에서 밝게 빛나고 있을 별들이 있다는 것.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 모든 것이 아니란 걸 깨닫게 해주었다. 그렇게, 돔 천장에 비춰진 별들은 나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주었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무엇을 하든 얼마나 살든 우리들은 하나의 별을 가지고 살아간다. 우리가 가진 믿음의 별일 수도 있고 우리가 바라보는 꿈의 별 일수도 있다. 이번 여행에서 나는 수많은 별들의 장소를 다녀왔다. 항상 느끼지만 문화탐방을 다녀오면 가슴 속이 뿌듯해지고 꽉 차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마치 별을 가슴에 품고 온 듯한 느낌. 목표가 생각나지 않는다거나 마음이 복잡할 때가 생긴다면 문화탐방 떠나보시는 게 어떨까 한다. 분명 여러분의 가슴속에도 별 하나를 품고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 수상소감

이렇게 좋은 상을 받게 돼서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이제 인도네시아에 살게 된 지 고작 2년을 조금 넘긴 제가 인도네시아의 문화나 생활에 대한 글을 써서 상을 받게 된 것이 부끄러울 뿐입니다. 아직 인도네시아 말도 잘 못하고 인도네시아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많은 제가 쓴 글보다 이곳에서 오래 살고 또 저보다 글 솜씨가 좋은 다른 학생들이 쓴 글들도 많았을 텐데 학교차원에서 주는 상이 아닌 공모전에서 제가 상을 받게 되어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번 문화탐방을 다녀오면서 저는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동남아최대의 이슬람 사원인 ‘The Mesjid Istiqial’ 에서는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굳은 믿음과 정신 그리고 독립선언문기념관과 조앙박물관에서는 혼돈의 20세기초반 일본의 식민통치로부터 벋어나 독립을 이루어내 보려는 그 당시 인도네시아인들의 강하디 강한 열망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국립박물관에서는 인도네시아인들의 전통과 역사를 배웠습니다. 사실 이 4개의 장소에서는 서로 연관된 부분을 찾을 수가 없어서 걱정을 했었는데 그날 문화탐방의 마지막 장소였던 천문박물관에서 돔 천장에 비춰주던 별들을 보면서 비로소 4가지 장소가 서로 연관되어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슬람사원은 인도네시아인들의 믿음의 별을 보여주는 장소였고 독립선언문기념관과 조앙박물관은 혼돈 속에서 인도네시아를 빛으로 이끌었던 인도네시아를 지키는 별들을 기리는 장소였으며 국립박물관은 그 별들을 빛나게 해주는 문화란 이름의 빛이 있던 곳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아란 이름의 우주 속에서 밝게 빛나는 별들을 저는 그날 보고 느끼고 온 것이었습니다.

이 공모전에 출품할 글을 쓰면서 인도네시아에 대한 상식을 더 많이 알게 되었고 이를 통해서 인도네시아의 문화와 생활에 대해서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정말 뿌듯했습니다. 앞으로 이 공모전이 2회 3회 쭉 번창하면서 인도네시아 한인사회가 더 많이 발전할 수 있게 기여하는 공모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뜻 깊은 상을 받게 돼서 제 스스로에게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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