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마음에 수많은 꽃송이
마치 앙끌룽처럼...
사공 경(한인회인니문화연구회)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신분과 참석하지 못했더라도 문화에 열정을 가진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삶들의 체적을 확인하면서 때때로 느끼는 신비감과 고고하게 이어지는 전통을 하나로 묶어내는 과정이 바로 저희들의 만남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저희들은 늘 현재에 머물렀지만 상상과 회귀의 교차점에서 나누는 한 잔의 차만으로도 충만한 기쁨과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 민족의 근면성과 성실성은 인도네시아인들의 가슴 속에 깊이 새겨진 지 오래입니다. 올해는 한 ․ 인니 수교 37주년이 되는 해이고 우리 교민들의 삶의 궤적은 인니의 현실에 분명하게 인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좀 더 깊어지고 넓어지고 높아지기 위해서는 인니의 정치, 경제뿐만 아니라 역사와 문화까지도 온전하게 이해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니문화연구회는 이를 위하여 ‘인도네시아 이야기-인터넷 공모전’을 실시하였습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마음의 공간이 있습니다. 그 공간은 곧 자신의 내면 풍경입니다. 그 풍경을 통해 새로운 자아를 만남으로 사유의 시간을 갖고 타인에게 양식을 만들게 합니다. 삶에 바빠 잊고 살았던 자신의 풍경을 어떠한 계기로 인해 떠올려 보는 것, 그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삶의 의미를 생각하는 것 또한 작으나 결코 가벼울 수 없는 사람만의 고유성일 것입니다.
인도네시아에 살면서 1999년 4월 문화탐방반을 결성하여 인니 문화와 역사의 발자취를 더듬어 온 지 어느덧 188회가 되었고, 그동안 2000명이 넘게 참여하였습니다. 앙끌룽처럼,‘한 소절 노래를 만들기 위해 밤새 앓던 관절에서 뽑아올린 마디를 끊어내는 아픔과 목쉰 핏덩이를 손 끝에 감는 인내’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문화는 그 자체가 정신생활의 본질이고 사회의 건강한 내면입니다. 문화는 지금과는 또 다른 것을 갈망하는 끈질긴 생명력으로 인류의 미래를 지켜줍니다. 공모전, 문화탐방, 열린강좌에 교민들의 참여는 서로에게 위안과 격려가 되었고, 획일화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개방적 자세와 문화의 다양성을 수용하는 감각을 키우고 승화시키는 힘이 되었습니다.
감사드려야 할 분들이 참 많습니다.
이 행사는 저희들에게는 지난 여정을 다시 돌아보며 확인하는 자리가 됩니다. 그리고 교민 여러분께는 아직 이방인으로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가깝게 다가올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믿습니다. 인니에서 살아가고 있는 저희들은 인니의 전통과 문화에 관해 알고 느낄 수 있는 특권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이 특권을 마음껏 누릴 때 우리 사는 모습도 좀 더 여유롭고 풍요로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행사가 교민 여러분의 내면 풍경에 앙끌룽 소리와 같은 잔잔한 무늬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앙끌룽이 여럿이 어울릴 때 더 빛나듯이 우리들의 만남 또한 그렇습니다. 또한 각자의 느낌과 감성을 소중히 여기는 만남이기도 합니다. 마치 앙끌룽처럼.
자카르타에 내리는 폭우가 수많은 꽃송이로 피어나듯이 교민들의 마음에도 사랑과 문화의 꽃송이가 활짝 피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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