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들어주셔서 기뻐요
일 시 : 2010년 10월 27일, 수요일, 4시
장 소 : Pendopo Kemang Res. Jl. Kemang Selatan
앙 끌 룽 박 정 자
세상의 모든 악기가 다 그렇듯이
혼자보다 여럿이 어울릴 때
더 빛난대요, 나의 소리
한 소절 노래를 만들기 위해
당신만을 위한 노래를 짓기 위해
밤새 앓던 관절에서 뽑아 올린
때 묻지 않은 마디를 베어냈어요
불칼로 다듬었어요,
당신이 알아주셔서 고마워요
가쁜 숨 고르며 안으로 말아 들인
목쉰 시간의 핏덩이를
길고 단 여운으로 손끝에 감고
마침내 당신 앞에 왔어요
햇살처럼
폭우처럼
쏟아낼 수 있어서,
당신이 들어주셔서 기뻐요
세상의 모든 악기가 다 그렇듯이
혼자보다 여럿이 어울릴 때
더 빛난대요, 나의 소리
그렇지만 때로는 오직 당신만 위해
여럿이 아닌 둘만의 눈맞춤으로
떨고 싶어요, 바로 오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