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연구원 팀은 두주(8월 6일, 13일)에 걸쳐 전시회를 관람하였다. 각계각층의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와 국립 갤러리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거장의 화가
아판디(Affandi), 바수키 압둘라 (Basoeki Abdullah), 라덴살레(Raden Saleh), 수조요노(S.
Sudjojono), 둘라(Dullah) 외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었으며, 작품의 주제는
인도네시아 독립 투쟁의 중요한 인물들, 혁명시대의 국민들의 사회생활상, 그리고
인도네시아 군도, 이렇게 크게 3가지로 분류되어 있었다.
작품의 첫 번째 주제 전시관에서 우리는 라덴살레의 고가의 명화 ‘디뽀네고로 왕자의 체포’를
감상할 수 있었으며 그 당시에 함께하지 못한 라덴살레의 모습을 그림에 경배하는 모습으로
함께 그려 넣어 그의 애끊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바수키의 전쟁을 지휘하는 디뽀네고로
왕자의 그림은 강렬했다. 붉은 배경에 그림에 흰 옷을 입는 왕자가 검은 말을 타고 힘차게
달리고 있었다. 결의에 찬 수디르만 장군 초상화(Gambiranom Suhardi 작) 배경에는
독립전쟁을 상징하는 불타는 연기가 그려져 있었다. 그 외에도 족자출신 화가 Trubus
Sudarson가 그린 여성지도자 까르띠니(R.A Kartini)초상화도 있었다.
두 번째 주제의 전시관은 다소 어두운 색감의 처리로 혁명 당시의 생활 상의 어려움과 고뇌를
표현한 그림을 만날 수 있었다. 주지사 Henk Ngantung이 그린 ‘활 쏘기’는 수카르노
대통령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할 때 그의 뒤에 있었던 그림이라고 한다. 이 그림의 손은
수카르노 대통령의 손을 그렸다고 한다. 전설적인 화가 수조요노가 하루 만에 그렸다는
‘독립영웅의 얼굴들’에서는 자살폭탄으로 독립을 이끈 Bung Dullah도 보인다. 또 수조요노
작 ‘정찰병’은 긴장감이 돌고 그 당시 불안한 사회 분위기가 느껴진다. 특별히 둘라가
스케치하고 인도네시아 초대 대통령인 Soekarno가 완성한 가녀린 여인 ‘Rini’도 감상할 수
있었다.
마지막 주제인 인도네시아 군도를 나타내는 그림들은 인도네시아의 아름다운 자연과 풍요한
자원을 표현한 작품이 많았다. 인도네시아인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해변도 보이고 네덜란드
작가 (Walter Spies)가 그린 9세기 때의 보로부드르 지역의 생활상을 그린 작품도 있었다.
발리의 아름다운 아침 풍경과 부지런한 발리인 들을 그린 작품은 따뜻하고 정감 있게
다가왔다. (Ida Bagus Made Nadera 작) 특별히 그 유명한 멕시코 작가 Diego Rivera
작품의 ‘꽃을 든 멀라유 소녀’는 멕시코의 lopez 대통령이 수카르노 대통령에게 기념으로 준
그림으로 모델은 당시 멕시코에 재임한 인도네시아 대사 부인이라고 한다. 핸드라 특유의
화법으로 효자손으로 등을 긁는 그림도 재미있었다. 예전에는 인도네시아 호텔 벽화로
전시되어 있었다는 리만퐁(Lee Man Fong)이 그린 ‘인도네시아의 자연과 동물’은
평화스러워 보인다. 발리 무용수들의 준비 하고 하는 장면을 그린 Rudolf Bonnet 작도 눈
여겨 볼만한 작품이다.
오랜 만에 우리 연구원 팀은 귀한 명화의 감상으로 인도네시아의 역사와 식민지 시대의
비극과 아픔, 그리고 근대화 과정으로 새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인도네시아를 재 발견하며
우리 대한민국의 겪었던 상흔과 함께 다시금 고개 숙여 순국한 독립투쟁의 영웅들을 위해
숭고한 묵념을 드리며 총총히 갤러리를 떠났다.
그 외에도 상설 전시관의 수많은 작품 속에서 우리는 행복했다. 298회 탐방 때는
국립갤러리에 이어서 독립의 상징인 이슬람사원을 탐방했었고, 299회 때는 쩌마라
갤러리에서 특별전 일본군의 인도네시아 위안부 할머니들의 전시회를 보면서 가슴이
먹먹해졌다. 또 뚜구 꾼스트링에서는 젊은 작가가 아주 큰 화폭에 재현한 ‘디뽀네고로
왕자의 체포’의 그림 아래에서 우리는 역사를, 예술을, 그리고 인도네시아를 외쳤다.
역사는 어제였으나 오늘이고 내일이 될 수 있다. 오늘 우린, 어떻게 살고 있나, 지금, 이 시간,
이 순간이 그때 바로 그 순간이 아닐까 다시 한번 새기며 과거는 역사의 시대의 산물이며
미래의 거울임을 다시한번 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