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창조한
탁월한 작품, Hi~! Mr. Harry Darsono~!
이 전 순
(자카르타 한국문화원 한국어 강사)
지난
토요일(4월
28일) 한-인니문화원 통로에 뿌려진 꽃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면서 ‘오늘은 사공경 원장께서 어떤 분을 소개하실까?’ 적잖이 궁금했습니다.
왜냐하면 사공경 원장께선 늘 놀랍고도 새로운 만남을 소개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Harry Darsono 씨와의 열린 토크 쇼를 통해 Harry 씨를 알아가면서 어떻게 이런 분을 섭외하시고 모셔올
수 있었는지, 역시 사공경 원장의 높은 안목과 용기를 다시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Harry
씨는 처음 만나는 사람을 짧은 시간이지만 유심히 보면서 상대방에 대해 많은 정보와 느낌을 파악하는 것 같아서 범상치 않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데일리 뉴스 신성철대표의 진행을 통해 Harry 씨의 하나하나를 알아가면서, 인도네시아에서 이런 분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Harry
씨는 7달 만에 태어났는데, 보통 사람과는
다른 인지구조와 신체 상태를 지니고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학습과 더불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터득해 온 Harry 씨의 일생은 그야말로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오감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들이 너무나 빠르게 많이 입력되는 바람에 그것이 미처 정리되지 못하여 말을 할 수 없어서
18살 되기까지는 세상과의 소통을 그림으로 하는 것이 훨씬 쉬웠다고 합니다. 그
부모님과 선생님들, 치료사들은 넘치는 에너지로 조금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그를 어떻게 이해하고 방향을
설정하여 가르칠 수 있었을까 궁금하였습니다. 일반학교에서 몇 번 쫓겨나면서, 그의 어머님은 그를 프랑스로, 영국으로 데리고 다니면서 그에게 맞는 교육과 홈스쿨링을 시켰다고
합니다. 쇳소리를 좋아하여 무엇이나 두들겨 소리를 내고, 머리카락을
좋아하여 늘상 남의 머리카락을 잡아다니던 아이, 끊임없이 움직이며 이상한 방식으로 정보를 입력하던 아이....
비정상아로, 부적응아로, 장애아로 구분될 수밖에
없었던 그를 어떻게 세계적인 섬유디자이너로 성장하게 할 수 있었을까 궁금했습니다.
어느
날 단 1분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그가 실크 실을 보는 순간 무려 4분 동안이나 그것을 들여다보며 가만히 있었다고 합니다.
그 후 본인이 직접 물레를 돌려 실크를 직조하여, 그 위에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옷을 만들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어려서부터 그는 그림이나 옷감을 직접 손으로 그리거나 만들어 팔아 돈을 벌었고,
공부를 한 후에는 왕족들의 옷, 오페라 무대의상, 가구 디자인, 그릇 디자인을 하였습니다. 음악분야에 있어서도
피아노, 하프를 비롯해 11개의 악기를 다룰 수 있으며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정도의 수준입니다. 빠른 템포의 발리 춤을 사랑하며 즐길 줄 압니다. 또한 철학박사 학위와 70여권의 책을 저술한 그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놀라웠지만,
분명 Harry 씨는 제 앞에서 지난 삶을 이야기하고 피아노를 치며 발리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일 년에 두 세 차례 고열병에 시달리고 있으며,
지금도 2시간 30분 이상 자지 않고 배우고
익히고 창조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의 몸은 에너지로 넘치고 넘쳐서 그러한 일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Harry 씨는 이야기 합니다. “나는 장갑입니다. 신이 주신 재능이 내 안에 있고 나는 그것을 손으로 표현합니다. 나는 장갑입니다.” 그의 로고가 있습니다. 양쪽에는 천이 그려져 있고 가운데는 불길에 휩싸인 동그라미 속에
장갑 한 켤레가 포개어 그려져 있습니다. 왼쪽 천은 태어날 때 아기를 싸는 천이고, 오른쪽 천은 죽은 자를 싸는 천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는 또 이야기 합니다.
계속 반복하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입니다.
저는
그날, 신이 창조한 탁월한
작품을 보았습니다. 또한 남과는 매우 다른 아이를 탁월한 예술인이 되게 한 부모님과 치료사들의 사랑과 수고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장갑이 되어 신이 주신 재능을 마음껏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할 줄 아는 사람이 된 Harry
Darsono 씨를 보았습니다.